겨울 감정기복과 신체 리듬

겨울 감정기복과 신체 리듬

겨울은 감정이 가장 흔들리는 계절이다. 낮아진 온도, 줄어든 일조량, 실내 중심 생활로 인해 신체 리듬이 평소와 다르게 움직이고, 이 변화는 곧바로 감정에 영향을 준다. 많은 사람이 이유 없이 우울해지고 예민해지며, 집중력이 떨어지는 경험을 한다. 이번 글에서는 겨울철 감정기복이 왜 발생하는지, 그 생리학적 원인을 중심으로 정리해본다.

1. 일조량 감소와 세로토닌 저하

겨울철 감정 변화의 핵심은 빛의 양이다. 햇빛은 세로토닌 분비를 활성화시키는데, 일조량이 줄어들면 자연스럽게 세로토닌 생성도 감소한다. 세로토닌은 기분 안정, 의욕, 수면 리듬까지 조절하는 신경전달물질이기 때문에 조금만 줄어도 감정의 균형이 흔들린다.
하버드대 의학 보고서에서도 빛 노출이 감소한 사람들은 세로토닌 분비가 최대 50%까지 낮아졌다는 자료가 제시된다. 이 변화는 비슷한 스트레스에도 더 쉽게 예민해지고, 의욕 저하를 느끼고, 감정이 흔들리기 쉬운 상태를 만든다.

2. 멜라토닌 과분비로 인한 무기력

반대로 겨울에는 멜라토닌이 과하게 분비된다. 멜라토닌은 ‘수면 신호’를 보내는 호르몬으로, 빛이 줄어들수록 더 많이 생성된다. 낮인데도 졸리고, 아침 기상 시간이 뒤로 밀리고, 집중력이 떨어지는 이유가 이 때문이다.
특히 오전 내내 몸이 가라앉는 느낌, 하루 종일 피곤함이 지속되는 패턴은 멜라토닌 리듬이 깨진 대표적 신호다. 이 상태가 반복되면 감정 에너지가 낮아지고 기분 변화에 취약해진다. 멜라토닌 패턴을 바로잡기 위해서는 ‘일상의 빛 루틴’, 즉 아침에 10~15분 자연광을 쐬는 습관이 가장 효과적이다.

3. 체온 저하와 신체 리듬의 불안정

겨울에는 기본 체온 유지에 에너지가 많이 소모되며, 체온이 조금만 내려가도 감정적 안정감이 흔들린다. 몸이 차가워지면 교감신경이 과활성화되고, 이는 긴장·불안과 직접 연결된다.
연구에서도 체온이 0.5도만 내려가도 집중력·인지기능이 저하되고 감정 조절 능력도 떨어진다는 결과가 확인된다.
즉, 감정 변화는 ‘마음의 문제’가 아니라 체온·호르몬·신경계 변화의 종합적 결과다. 겨울철 감정기복을 관리하려면 먼저 몸을 따뜻하게 유지하고, 지속적 순환을 만들어주는 생활 패턴이 필요하다.

4. 실내 생활 증가가 만드는 감정의 정체

겨울에는 자연스럽게 실내 생활 시간이 길어진다. 문제는 이때 활동량이 줄어들고, 신체 자극이 적어지면서 감정도 ‘정체되기 쉬운 구조’가 만들어진다는 점이다.
신체 활동이 줄어들면 엔도르핀 분비도 낮아지고, 우울감·무기력감이 쉽게 나타난다. 일상에서 짧은 산책이나 간단한 신체 움직임만 추가해도 감정의 순환이 크게 개선된다. 하루에 5~10분 움직이는 것만으로도 감정 회복 속도는 눈에 띄게 달라진다.

[건강] - 겨울이 오면 마음이 먼저 무너진다 - 일조량 감소가 만드는 감정의 변화

겨울이 오면 마음이 먼저 무너진다 - 일조량 감소가 만드는 감정의 변화

 

5. 겨울 감정기복을 줄이기 위한 작은 루틴

감정을 안정시키는 핵심은 ‘작은 반복’이다.
실천 가능한 루틴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 아침 15분 자연광 노출
• 실내에서라도 5분의 가벼운 활동
• 온도 변화가 큰 상황을 피하고 체온 유지
• 자기 전 멜라토닌 리듬을 보호하는 낮은 조도
• 오후에 코·입 주변의 점막 보습 유지

이 루틴들은 감정을 빠르게 ‘올리는’ 방법이 아니라, 감정의 바닥을 만들지 않도록 생리적 균형을 유지하는 방법이다. 몸의 리듬이 안정되면 감정은 자연스럽게 따라오고, 겨울 전체의 컨디션 흐름도 부드러워진다.